한국 가곡의 서정, 다시 무대 위에 피어나다
한국 가곡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바리톤 고성현과 작곡가 김연준의 음악이 있다.
2025년 3월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 중인 가곡 콘서트 <시인의 사랑과 생애>는, 단순한 리사이틀을 넘어 한국 서정가곡의 서사와 예술성을 온전히 전달하는 무대로 기획되었다.
이번 무대는 성악가 고성현이 김연준의 대표작 및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직접 선택하고 연가곡 형식으로 재구성해 완성했다.
20세기 중반 한국의 정서와 시대적 감각이 녹아 있는 김연준의 음악은,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김연준, 시대를 아우른 한국 가곡의 거장
김연준(1914–2008)은 단지 ‘청산에 살리라’의 작곡가로 기억되기엔 아까운 인물이다.
그는 작곡가이자 교육자, 문화인으로서 한국 음악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현 한양대학교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총장과 이사장을 역임하며 음악 교육에 힘썼고, 다수의 명곡을 남겼다.
그의 음악은 민족적 정서와 서정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과 감성적 호소력을 갖추고 있다.
‘청산에 살리라’, ‘초롱꽃’, ‘비가’와 같은 대표곡은 수많은 성악가에 의해 연주되며, 현재까지도 다양한 무대에서 사랑받고 있다.
고성현, 한국 가곡을 무대 위에 다시 세우다
바리톤 고성현은 이미 클래식 음악계에서 풍부한 무대 경험과 음악적 깊이를 인정받아온 중견 성악가다.
오페라, 독창회, 종교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특히 한국 가곡의 보존과 재해석에 힘써왔다.
이번 ‘시인의 사랑과 생애’ 무대에서는 김연준의 총 18곡을 한 편의 서사처럼 엮어내며, 관객이 단순히 곡을 나열해 듣는 것이 아니라, 시와 음악이 전개되는 흐름 속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가사와 선율의 관계, 작곡가의 삶과 정서를 세밀하게 읽어낸 고성현의 해석은 기존의 가곡 리사이틀과는 차별화된 예술적 시도를 담고 있다.
감성을 조율하는 피아노 반주
피아노 반주는 전곡의 감정 흐름을 유기적으로 잇는 핵심 요소로, 단순한 반주 그 이상을 전달한다.
또한 일부 무대에서는 특별 게스트로 현악기가 함께해 음악적 입체감을 더할 예정이다.
전국으로 이어지는 순회 공연 일정
공연은 3월 27일 부산 영도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순회에 들어갔다.
이어 4월 17일 서울 하츠아트홀 오픈클래프 콘서트, 4월 27일 로데아트센터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5월 5일 제주, 5월 21일에는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6월 8일엔 여수 예울마루 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후 8월 24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 9월 13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 10월에는 대전 공연이 이어진다.
본 프로젝트는 이담문화예술재단의 후원 아래, 한국 가곡의 예술성과 대중적 가치를 동시에 확산시키고자 기획되었다.
악보집 출간과 함께하는 음악의 기록
공연과 함께 주목할 또 하나의 소식은 바로 김연준 가곡 악보집의 출간이다.
‘시인의 사랑과 생애’ 공연에서 연주되는 18곡이 수록된 공식 악보집은 2025년 5월 중 출간될 예정이며,
성악가와 반주자뿐만 아니라, 김연준의 음악을 연구하고 싶은 음악인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접점
‘시인의 사랑과 생애’는 단지 김연준의 음악을 연주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무대는 전통적인 한국 가곡의 문법 위에, 현대적 감성과 해석이 더해진 무대다.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시인의 삶, 작곡가의 메시지, 그리고 이를 온전히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고성현의 진심이 담긴 프로젝트다.
한국 가곡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경험해야 할 공연
가곡의 울림을 시대를 넘어 공감의 메시지로 바꿔줄 이번 무대는 한국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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