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Donizetti 오페라 <Poliuto>와 Severo의 아리아 “Di tua beltade immagine (너의 아름다운 형상)”

 

19세기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가에타노 도니체티(Gaetano Donizetti)는 수많은 비극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정교하게 그려냈다.

그중에서도 오페라 Poliuto는 신념과 사랑, 고뇌와 희생이 교차하는 드라마로, 오늘날까지도 성악가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이 오페라에서 바리톤 역할인 Severo가 부르는 아리아 “Di tua beltade immagine”는 서정성과 감정의 복합성이 뛰어나 독립적인 감상곡으로도 자주 연주된다.

 

오페라 Poliuto 줄거리 요약

 

오페라 Poliuto는 3막으로 구성된 비극 오페라로, 프랑스 작가 Corneille의 희곡 'Polyeucte'를 바탕으로 한다.

극의 배경은 로마 제국 시대의 아르메니아이며, 중심 인물은 기독교 개종자 Poliuto(테너)와 그의 아내 Paolina(소프라노), 그리고 로마의 권력자인 Severo(바리톤)세 사람이다.

 

Paolina는 한때 Severo와 사랑했던 사이지만, 그가 전쟁에서 죽었다고 믿고 Poliuto와 결혼한다.

그러나 Severo는 살아 돌아오고, 여전히 Paolina를 사랑하고 있다.

그가 그녀를 되찾으려 하는 동안, Poliuto는 비밀리에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로마 당국의 박해로 인해 신념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선다.

Paolina는 남편의 신념에 감동받고 마침내 함께 순교의 길을 걷는다.

 

 

Severo의 등장과 감정선

 

Severo는 기독교 탄압의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며, Poliuto와는 사랑뿐 아니라 이념적으로도 충돌하게 된다.

Severo는 단순한 권력자나 반동적 인물이 아니다.

그는 사랑과 체면, 그리고 국가의 법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이 깊은 인물이다.

그의 감정선은 단순한 악역이라기보다는, 사랑과 의무 사이에서 고뇌하는 비극적 인물로 그려진다.

그가 부르는 아리아 “Di tua beltade immagine”는 Paolina를 다시 만난 이후 그녀에 대한 여전한 사랑과 슬픔을 담은 독백으로, Severo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결정적 장면이다.

 

 

아리아 “Di tua beltade immagine”의 구조와 의미

 

1) 아리아의 위치와 내용: 이 아리아는 Severo가 Paolina를 다시 만나고 그녀에 대한 감정을 되새기며 부르는 장면에 나온다.

“너의 아름다운 형상이 내 마음에 남아 있다”는 뜻의 제목처럼, 그녀에 대한 여전한 사랑과 갈등이 녹아 있는 서정적인 아리아이다.

 

2) 가사 내용

이 아리아는 전통적인 3부 형식으로 구성된다: 레치타티보, 아리아, 카발레타.

 

레치타티보에서는 Paolina의 아름다움이 여전히 마음속에 생생히 남아 있음을 고백한다.

그녀의 존재는 자연 속에 녹아 있으며, 자신의 일상조차 그녀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내면 고백이 이어진다.

 

아리아에서는 사랑의 기억이 자신의 심장을 울린다고 고백하며, 그녀가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에게 묶여 있는 자신의 감정을 고통스럽게 노래한다.

 

카발레타는 감정의 폭발이다. Severo는 자신이 외면당한 현실에 분노하고, 그녀를 잊으려 애쓰지만 끝내 그녀를 미워하지 못함을 토로한다. 복합적인 감정이 강한 템포와 선율 속에 녹아 있다.

 

3) 감상 포인트

이 아리아는 바리톤 성악가에게 감정의 섬세한 조절과 벨칸토의 선율미를 동시에 요구한다.

단순한 슬픔이나 분노가 아닌, 억눌린 열정과 사랑의 후회, 권력자의 체면을 버릴 수 없는 고뇌까지 복합적으로 녹아 있다.

그러므로 이 곡은 단순한 기교를 넘어 감정 연기가 중요한 아리아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이 곡은 독립적인 리사이틀이나 가곡 무대에서도 자주 연주되며, 이탈리아어의 운율과 감정 흐름을 섬세하게 해석할 줄 아는 성악가에게 도전할 만한 레퍼토리다.

 

 

Donizetti의 <Poliuto>는 인간의 내면과 시대의 가치가 충돌하는 비극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작품이다.

그 안에서 Severo는 반(反)주인공이면서도 결코 단순하지 않은 인물로, 아리아 “Di tua beltade immagine”를 통해 그 복잡한 감정이 음악적으로 완성된다.

이 곡은 단순히 오페라의 한 장면을 넘어서, 인간의 사랑과 집착, 체념과 회한을 고스란히 품은 한 편의 시로 감상할 수 있다.